미담타임스 김교환 기자 | 경상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수산업계 고수온 피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아열대 新품종 ‘벤자리’의 월동시험 및 조기 수정란 분양, 대량 종자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남해안 주요 양식품종인 조피볼락, 말쥐치, 볼락 등은 고수온에 취약해 매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고수온 특보가 62일간 이어졌으며 피해액은 66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며, 기후변화에 대응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연구소는 2024년부터 고수온 환경에 적용 가능한 아열대 어종을 대상으로 新품종 개발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제일 먼저 중점을 둔 품종은 ‘경남 어류양식협회’가 기술 개발을 요청한 ‘벤자리’로 양식 연구에 착수한 지난해 인공종자생산에 성공하여 올해 4월 말까지 도내 통영․거제해역에서 월동시험 연구를 실시한 결과 우수한 생존율을 보였으며, 올해 양식 기간 단축 등을 위한 조기종자 대량생산에도 성공하는 등 성과를 이루었다.
벤자리(Parapristipoma trilineatum)는 농어목 하스돔과에 속하는 난류성어류로 ‘아롱이’라고 불리는 어릴 때 3줄의 뚜렷한 황갈색 세로띠는 성장함에 따라 희미해지거나 소실된다. 여름철 남해안에도 출현하며 제주, 동중국해에 서식하고 일본에서는 가두리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젊은 층에 횟감으로 인기가 높아 수입량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고급 어종이다.
벤자리 월동시험은 올해 초 유례없는 저수온에서도 높은 생존율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연구는 국립수산과학원(아열대수산연구소, 남동해수산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통영과 거제 가두리 양식장 각 1개소씩을 선정하여 현장 규모로 추진됐다. 어업인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 성공의 중요한 기반이 됐으며, 연구성과가 직접적으로 양식현장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소에서는 벤자리 조기산란 유도를 위해 올해 초부터 수온과 광주기를 조절하여 산란 시기를 기존 6월에서 2월로 앞당겨 수정란 생산에 성공했다. 이 수정란을 활용해 생산된 종자는 올해 12월까지 90g 이상(기존 30g 대비)의 크기로 성장하여 월동 과정에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종자생산부터 출하까지의 양식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3월 생산된 조기 수정란 600만 알을 어업인에게 분양하고, 자체 생산한 종자 6만 마리도 5월 초 어업인 분양을 계획 중으로, 양식산업화를 앞당기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아열대품종 개발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현재 연구소에서는 다양한 고수온 대응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화에 성공한 능성어는 많은 어업인들의 요구에 따라 수정란 공급량을 증가시키는 중이다. 그 외에도 바리류(대왕바리 등), 잿방어, 흑점줄전갱이 등 아열대 어종은 2024년 어미군을 확보하는 등 연구개발 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앞으로는 개발된 사육기술과 종자를 순차적으로 어업인에게 보급하여 남해안 양식장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국외 고수온 품종인 점성어(홍민어)와 돌비늘백합에 대한 연구도 추진되고 있다. 선어회로 인기가 높은 점성어는 4월 이식승인을 완료한 상태로 6~7월 어미를 중국으로부터 이식하여 9월부터 수정란생산을 추진한다.
돌비늘백합도 모패확보를 올해 4월 완료하여 기초연구 중이며 산란유도 등 시험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되는 아열대 품종들은 향후 조피볼락 등 기존 고수온기 취약 어종을 점차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연구소에서는 참굴 등 남해안 주요 양식품종을 대상으로 고수온 내성품종 개발을 국립수산과학원(육종연구센터) 및 수협과 공동으로 추진하여 여름철에도 안정적인 양식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연구소에서 아열대품종의 연구를 총괄 주도하는 박대원 기술담당관은 “연안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화가 가능한 다양한 아열대 품종을 선정하여 연구 중”이라며 “방어류나 바리류 등 현재 연구중인 품종이 어업인의 소득 창출에 직접적 기여가 되도록 연구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