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을까
요즘 들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앞으로 무엇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무엇이 내 존재를 특별하게 만들어줄까.
기계는 쉬지 않고 계산하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고, 지식은 더 이상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효율화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얼마나 아느냐'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질문이 하나 남는다.
기계가 못하는 것을, 나는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나를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건 아닐까?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다움의 가치
AI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예전에는 사람이 지식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곧 그 사람의 가치였다.
지식을 쌓고, 기억하고,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경쟁력이었고, 그만큼 성공의 지름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모든 지식을 AI가 저장하고, 검색하고, 정리해준다.
우리가 배우기 위해 애썼던 정보들은 몇 초 만에 정리되어 화면 위에 펼쳐진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의 다음 세대, 혹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할까?
바로 인간다움이다.
AI가 아무리 정교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어도,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그린 작품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숨결, 감정과 철학 같은 것들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기계는 수천 장의 그림을 똑같이 복제할 수 있지만,
오직 나만이 그린 단 하나의 그림에는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심지어 사람이 그리다가 무심코 남긴 실수조차도 작품의 일부로 받아들여지며,
그 실수에 조차 의미와 가치가 부여되어 가격으로 책정되기도 한다.
그것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성과 불완전함,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 인간이 인간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점점 더 사람다운 향기를 풍겨야 할 것이다.
공감, 인간다움의 핵심이 되다
그렇다면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수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오늘은 공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누군가 힘들다고 말할 때, 우리는 종종 조언부터 건넨다.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질 거야", "나도 예전에 그랬어."
하지만 진짜 위로는 말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건네는 데서 시작된다. 그것이 바로 공감이다.
공감은 단순히 상대방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깊이와 무게를 내 마음으로 느껴보고,
내가 그 자리에 서 있다면 어떤 기분일지를 상상해보는 정서적 연습이다.
하지만 공감은 생각보다 어렵다.
각자의 경험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도 다르게 받아들인다.
때문에 "내가 너라면 이렇게 했을 거야"라는 말은 공감이 아니라 나의 경험을 투영한 것에 불과할 수 있다.
공감은 내가 겪은 감정으로 타인을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공감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우리 마음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깊이 듣기 위해선 멈춤이 필요하다.
나의 생각을 멈추고, 판단을 멈추고, 답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멈춰야 비로소 상대의 마음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그 멈춤 속에서 우리는 조용히 상대방의 감정에 다가갈 수 있다.
공감은 때때로 말이 필요 없는 행동이다.
눈을 마주치는 것, 말없이 손을 잡아주는 것, "네 마음 이해해"라는 진심 어린 한마디.
이런 사소한 행동들이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공감은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타인을 품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공감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더 따뜻한 관계, 더 단단한 신뢰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공감은 결국 나에게도 다시 돌아와 내 마음을 위로한다.
우리가 살아갈 시대는 정답을 빠르게 찾는 시대가 아니라, 의미를 깊이 묻는 시대가 될 것이다.
AI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그 정보를 바탕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정을 느끼고, 관계를 맺는 것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머리가 아닌 마음에서 나올 것이다.
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아픔에 공감하며,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능력.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며,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가치다.
AI가 못하는 일을 하라.
그것은 바로 사람답게 사는 일이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
아직은, 그리고 앞으로도,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마음이 있다.
공감은 그 시작이고, 인간다움은 그 여정이다.
기억하자. 우리는 기계보다 느리지만,
서로를 감싸 안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오늘도 누군가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그게 우리가 진짜로 잘해야 할 일 아닐까.
글쓴이 | 김준완 미담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