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타임스 김교환 기자 | 대구섬유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오는 6월 5일부터 10월 12일까지 특별전 “Beyond Textile : 섬유, 경계를 넘다”를 개최한다. 박물관은 대구광역시의 위탁을 받아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이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와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는 지난 10년의 성과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섬유의 미래 가능성과 사회적 가치를 조망하는 자리다. 전시는 섬유의 무한한 가능성과 첨단 기술력을 조명하고 섬유가 단순한 의류 재료를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핵심 소재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나아가 섬유가 미래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비전도 함께 제시한다.
섬유, 직물 너머 산업의 핵심이 되다
섬유는 더 이상 옷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번 특별전은 첨단 소재로서의 섬유, 첨단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는 섬유의 활용성,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삶과 문화를 바꾸는 섬유를 세 가지 전시 섹션으로 구성해, 섬유가 넘나드는 경계와 그 안에서 실현되는 변화들을 이야기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섬유, 소재를 혁신하다’에서는 섬유가 고기능성 합성소재로 진화하며 미래 산업의 기반이 되어가는 과정을 다룬다. 파라 아라미드와 탄소섬유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견디는 내열성과 경량성을 갖춘 소재로 방위산업과 항공우주, 건축 분야 등에서 널리 활용된다. 섬유는 더 이상 유연한 직물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보이지 않는 옷’섹션에서는 메타물질의 원리를 응용한 이른바 ‘투명망토’ 기술을 소개하며, 관람객이 직접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전시도 마련된다.
2부 ‘섬유, 산업의 경계를 넘다’는 기술과 융합한 섬유가 어떻게 일상과 산업 전반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는지를 조명한다. 카본 소재로 제작된 자전거와 양궁활, 아라미드 난연복과 안전모 등은 기능성과 안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섬유의 힘을 보여준다. 또한, 폴리젯 기술을 활용한 3D 프린팅 가죽 재킷 드레스는 섬유에 디지털 제작 방식이 적용된 사례로 섬유와 패션 디자인이 기술과 함께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부 ‘섬유, 삶의 방향을 바꾸다’에서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섬유와 만났을 때 어떻게 창작과 소비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AI 기반 ‘디지털 룩북 생성 솔루션’을 통해 제작된 패션 화보와 박물관 소장품을 활용한 가상 패션쇼는 기술을 입는 시대의 도래를 보여준다. 동시에 섬유 산업이 직면한 환경적 과제와 지속가능한 소재 개발에 대한 고민도 함께 제시된다. 이번 전시는 기술 혁신 속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섬유의 미래가 무엇인지, 그 방향성과 가치를 함께 모색해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혁신을 디자인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술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패션의 미래를 고민하는 디자이너들이 주목된다. 이승익(Rick Rhe)은 폴리젯 3D 프린팅 기법으로 가죽 위에 입체적 텍스처를 구현하며 패션의 새로운 가능성과 시각적 표현의 경계를 확장한다. 한나신(HANNAH SHIN)은 폐기 로봇의 부품과 재고 비즈를 활용해 FDM방식의 3D 프린팅 드레스를 디자인하여 기술과 전통, 업사이클링을 결합한 새로운 패션을 제시한다. BESFXXK(비스퍽)은 AI 디자인 플랫폼 ‘AiDA’를 통해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의상을 선보이며 동시대 패션의 새로운 조화를 탐색한다. 세 디자이너의 작품은 이번 전시를 통해 대구에서는 최초 공개되며, 패션산업이 직면한 지속 가능성, 문화적 해석, 감각의 확장을 아우르는 미래의 질문에 감각적이면서도 책임감 있는 해답을 제시한다.
이 외에도 이번 전시에는 산업, 예술, 기술 분야를 아우르는 폭넓은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김원화, 성태훈, 브리즘, 대구가톨릭대학교 인터미디어아트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카입+현지가 함께했다.
또한 ㈜보광아이엔티, ㈜성광테크, ㈜오리엔트플라스틱, ㈜케이에스엔티, ㈜프로토텍, 코오롱, 태광산업, HS 효성첨단소재 등 첨단 소재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국내 대표 섬유기업 과 AI 기반의 3D 콘텐츠 생성 플랫폼 ‘EVOVA’와 디지털 룩북 제작 솔루션 ‘LaonGEN’솔루션을 이끄는 ㈜미타운과 ㈜라온버드가 참여하여 전시에 전문성과 현실성을 더했다.
10주년을 맞은 대구섬유박물관의 새로운 도전
그동안 대구섬유박물관은 패션관, 산업관, 미래관을 통해 근현대 섬유산업의 흐름과 변화를 소개해왔다. 이번 특별전은 그 연장선에서 섬유의 기능적 진화는 물론 사회적·환경적 가치까지 함께 조명하며 새로운 10년을 향한 전환점이 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전시는 박물관과 DTC가 함께 걸어온 10년의 발자취를 기념하고 섬유 산업의 미래에 대한 방향성과 비전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섬유가 지닌 혁신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기획됐다”며, “다양한 전시 콘텐츠를 통해 섬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미래 사회와 환경을 연결하는 핵심 기술로서 섬유를 조명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 기간 동안 대구섬유박물관은 섬유·패션 도시 대구의 정체성을 살린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강연, 토크, 창의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양한 세대가 섬유의 미래를 함께 체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